[칼럼] '판문점 연락사무소 폭파와 향후 전망' 고영은 영남신대 기독교윤리학 교수·예장 통합총회 통일신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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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판문점 연락사무소 폭파와 향후 전망' 고영은 영남신대 기독교윤리학 교수·예장 통합총회 통일신학연구소장
  • 북한선교신문
  • 승인 2020.06.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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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은 영남신대 기독교윤리학 교수.
고영은 영남신학대학교 기독교윤리학 교수.

북한 김정은의 여동생이자 북한 로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인 김여정이 탈북민들의 대북전단 살포와 이에 대한 남한 정부의 묵인을 주장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6·15 20주년 발언을 문제 삼아 비난을 하고, 급기야 6월 16일 오후 2시 50분 경에 개성공단에 세워졌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였다. 그리고 대남관계를 총괄하고 있는 통일전선부 장금철 부장도 “지금까지 북남 사이에 있었던 모든 일은 일장춘몽으로 여기면 그만”이라고 향후 남북관계에서 교류나 협력은 있을 수 없다고 분명하게 표명하였다. 

왜 그동안 화해무드로 진행되어오던 남북관계가 이렇게 까지 파탄을 맞이하게 되었는지? 향후 남북 관계는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현재로서는 한치 앞을 내려다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한국의 정치권과 언론들은 이 모든 책임을 북한에게 돌리고 있고, 군사적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상황만을 본다면 남북관계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차분하게 냉철한 이성을 가진 시대의 예언자적 시각으로 현 사태를 보다 면밀하게 조망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탈북자들의 대북 전단지에 문제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 이전까지 남과 북은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상호 체제선전과 상대방에 대한 비방 방송 및 선전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4.27 남북정상회담의 3가지 합의 사항이 있었는데, 두 번째 합의문에는 “상대방에 대한 모든 적대행위 전면중지와 비무장지대의 평화 지대화”에 대한 명백하게 합의문에 명시된 합의사항이 있었다.

이러한 합의로 인해 양측은 휴전선에서 비방방송 중단 및 전단 살포와 같은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게 되었다. 그러나 정부나 군 차원에서는 합의 사항을 지키고자 하였지만 민간단체인 탈북자 단체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지속적으로 진행시켜 왔다. 이번 개성공단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직접적인 원인은 이 합의사항을 위배한 대북 전단지 문제였다. 

좀 더 깊숙하게 북한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드러난 사실로 놓고 볼 때 대북 전단지 문제, 즉 남북 합의 사항 위반이라는 원인에서 찾을 수 있지만 한반도 비핵화 진전에 따른 북한의 경제 회생 노력이 무위로 돌아갔다는데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미 4.27 합의문 첫 번째 합의사항 6항에서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이룩하기 위하여 10.4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며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하여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나가기로 하였다.”고 명시한 바 있다.

역시 같은 해 2018년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있었던 남북 합의 선언에서도 4.27 합의 사항에 있었던 비무장지대에서 적대행위 금지 및 전쟁위험 제거에 합의하였고,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동.서해안의 철도 및 도로 연결사업 착공식과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서해안 경제공동특구, 동해안 경제공동특구 조성을 협력해 가기로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합의 사항들은 2019년 2월 28일에 베트남 하노이에서 있었던 북미회담의 결렬로 인해 합의사항을 진행하는데 미국 트럼프 정부의 반대로 번번이 합의사항을 이행할 수 없었다. 

당시 미국 내 보수 강경파이자 친일파로서 미국 내에서 일본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었던 존 볼튼 미국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하노이 비핵화 회담 반대로 인해 결국 하노이 회담은 결렬하게 되었다. 하노이 회담은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한반도 평화가 일본의 전략에 부정적이라는 시각을 가지고 있었던 일본 아베 정부는 하노이 회담이 열리기 직전 당시 존 볼튼을 일본으로 초청하여 일본 정치인들과 긴밀한 협의를 가졌었다. 이러한 점은 하노이 북미회담에 대하여 얼마나 일본의 집요한 방해가 있었는지 짐작케 할 수 있다. 

현재 남북관계는 북미관계에 종속되어있는 종속 변수에 불과하다. 즉 북미관계가 틀어지게 되면 이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남북관계도 더 이상 진전될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로 인해 그동안 진행되어오던 남북관계 역시 파국적 상태로 치닫게 되어왔던 것이다. 현 정부에서 아무리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고자 노력해도 한 걸음도 진전시킬 수 없는 구조이다. 이러한 관계적 구조의 일차적 원인은 트럼프 행정부가 남북문제에 대해 미국 중심의 지나친 독선적 태도와 북한에 대한 무지의 원인이기도 하며, 이차적 문제는 우리 통일부와 외교부의 무능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현 통일부 장관은 필자가 볼 때 재임기간 남북관계를 진전시키고자 미국을 설득하거나 북한과의 협력을 위해 합의사항을 위해 노력하거나, 혹은 북한을 접촉해서 남북 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미협상을 위한 균형자로서 중간자적 역할에서 거의 손을 놓다시피 하였다. 필자가 보기에는 역대 통일부 장관에서 가장 무능하고 무사안일에 빠져있었던 장관이지 않았나 싶다. 외교부 또한 세계적으로 유행한 코로나 대처로 세계 각국으로부터 칭찬에 취해 우리가 한반도 문제에서 주도적인 독립변수로서 진전될 수 있는 국제적 외교적 노력을 하지 거의 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북한은 그동안 잠잠하다가 갑자기 그동안 북한에서 남북문제에서 대화파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던 김여정 부부장이 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시켰을까? 필자는 이러한 궁금증을 크게 두 가지 북한 내 사정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는 권력 중심에 서 있는 김정은의 통치 권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문제이다. 현재 남한 내에서 통일문제를 접할 때 대북 강경론 보다는 대북 온건론이 더욱 이데올로기 문제에 휩싸여 정치적 공세를 당하기 쉬운게 현실이다. 마찬가지로 북한에서 역시 대남 및 대미 강경론은 통치 권력을 강하게 결집시킬 수 있는 측면을 가지고 있다. 반면에 대남 및 대미 대화론이나 온건론을 통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행보는 북한 내 군부실세들 뿐만 아니라 강경론을 주장하는 엘리트층에게 불만의 요소가 될 수 있다.

2018년 9월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북한은 남한 대통령을 비롯한 대표들에게 최대한의 예우를 보여 주었다. 특히 능라도 경기장에서 수십만 명의 평양시민들을 대상으로 우리 대통령이 연설을 할 수 있게 해주었던 것은 철저한 체제통제를 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능라도 경기장에 모인 수십만의 북한 주민들을 향해 우리 대통령의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연설을 북한으로서 선택하기 어려웠던 의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 김정은은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핵문제 해결을 통해 미국과의 관계 개선과 미국 및 UN의 대북제제 해제와 체제보장을 통해 낙후된 북한 경제를 회생시키고자 남한 정부를 믿고 결단한 정치적 모험과 같은 성격을 띠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내부의 불만을 잠재우고 남북대화를 통한 북미대화를 열어가고자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은 과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개성공단을 개발하고자 했을 때 북한 군부의 반발이 심했던 사실을 남한 당국자들에게 말한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즉 북한의 절대 권력을 가진 김정은이라고 할지라도 북한 군부와 북한 지배 엘리트층들의 불만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2017년 6차 핵실험을 끝으로 북한은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폭파하고, 동창리 장거리 미사일 시설을 철거 한 바 있다.

이러한 행위는 북한 최고 통치자의 강력한 대남 및 대미 관계 개선을 통해 침체된 경제를 회생시켜 보려는 일종의 모험과 같은 정치적 행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하노이 회담 결렬로 인해 최고 지도자가 제시했던 경제 회생에 대한 희망은 처참하게 무력화되고 말았던 것이다. 결국 이러한 대남 및 대미 행보는 성공했을 경우 최고 통치자의 지도력이 유지될 수 있지만 실패했을 경우 통치 권력의 위기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둘째는 현재 심각한 북한의 경제적 위기 상황이다. 2020년 현재 북한 경제는 1994년 북한이 경험했던 ‘고난의 행군’시기와 같은 충격이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중국으로부터 온 코로나 쇼크이다. 북한은 이 코로나에 대응하기 위해 2020년 초반부터 지금까지 근원지인 중국과의 국경을 전면 차단하는 조치를 실시하였고, 이러한 조치는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국경차단은 북한이 대외 무역에서 90%를 차지하는 대중국 무역에 치명타를 가했다. 한국경제개발원(KDI)의 자료에 의하면 2019년에 비해 대중국 수출입 모두 90%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2017년 이후 북한의 UN 안보리 대북제재로 급격하게 북중 무역 감소 현상이 2020년에 들어서 코로나로 인한 국경봉쇄로 거의 완전하게 차단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코로나 충격은 1994년 북한이 겪었던 경제적 충격과 비견할 만하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이 이러한 경제적 충격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로 인한 봉쇄(lockdown)를 해제한다고 해도 북한 경제구조가 변화될 가능성은 적은 것이 사실이다. 현재 북한으로서는 코로나를 방어하기 위해 국경봉쇄를 지속할 경우 경제가 갈수록 악화될 수 있고, 국경봉쇄를 해제할 경우에는 코로나로 인한 사회 시스템의 혼란 가능성이라는 딜레마에 빠져있는 것이다. 

이번 김여정의 대남 강경발언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현상적으로 북한의 무례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지만 현상적으로 보기보다는 북한의 생존을 위한 절규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담 관계를 위해 김정은이 직접 나서지 않고 김여정이 나섬으로써 남북관계의 대화를 위한 마지막 여백을 남겨둔 행동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북한으로서는 판문점 합의와 평양선언에서 밝힌 합의사항에 대한 남한 측의 합의 약속이행을 촉구하는 한편 미국에 대해서는 현재 미국의 코로나 문제와 올 11월에 있을 미국 대선으로 인해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북한은 남한과의 경제 협력을 통해 경제적 탈출구를 찾고 싶지만 현재까지 남한 정부의 협의사항 불이행에 따라 김정은이 북한 주민과의 약속했던 경제발전에 대한 진척이 없고, 오히려 북한 사회적 엘리트층과 군부의 불만이 누적되면서 터트린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즉 북한 내부적으로는 강경파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면서 한편으로는 남한에 대한 합의사항 준수를 촉구하는 행동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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