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폭발사고' 남의 일 아니다…질산암모늄 관리 나몰라라"
상태바
"'레바논 폭발사고' 남의 일 아니다…질산암모늄 관리 나몰라라"
  • 북한선교신문
  • 승인 2020.10.14 22: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뉴스1) 레바논 폭발사고의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는 '질산암모늄'이 국내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레바논과 같은 대형 폭발 사고가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8월에 발생한 레바논 폭발사고로 최소 190여명이 사망했고, 6000명 이상이 부상 당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철규 의원(국민의힘)은 14일 한국산업단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질산암모늄 취급 산단 자료' 및 '최근 5년 동안 화학공단에서 발생한 안전사고 상세내역'(피해규모별), '산단별 내진율'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질산암모늄 관리체계가 허술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 의원은 각종 화학물질 사용이 많은 Δ여수국가산단 Δ울산·미포국가산단 Δ온산국가산업단지 등 3곳의 석유화학단지에 대해서는 더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질산암모늄' 취급하는 기업은 총 27곳이다. 구체적으로 Δ여수국가산업단지(5곳) Δ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4곳) Δ온산국가산업단지(4곳) Δ남동국가산업단지(4곳) Δ인주외국인투자지역(2곳) Δ광양국가산업단지(2곳) Δ반월국가산업단지(2곳) Δ시화국가산업단지(2곳) Δ익산국가산업단지(1곳) Δ석문국가산업단지(1곳) 등에 분포했다.

레바논 폭발사고의 원인이 된 '질산암모늄'은 다른 화학물질과 결합했을 경우 폭발 위험이 크다. 석유화학단지 3곳에서 발생한 사건·사고 현황에 따르면, 이같은 우려는 기우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산단에서는 최근 5년 동안 Δ화재(17건) Δ가스·화학물질 누출(11건) Δ폭발(6건) Δ산업재해(11건) 등 총 57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재산 피해액만 110억원에 달했다.

지진 발생시 화학 물질 누출을 막을 수 있는 '내진설계' 역시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산단공이 지난 2017년 실시한 국가산단 내진설계 실태조사에 따르면, 3곳의 내진율은 Δ여수(34.6%) Δ울산·미포(35.9%) Δ온산(43.1%) 등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이 밖에도 최근 울산소방본부가 진행한 석유화학단지 내 대량 위험물 저장·취급 사업장에 대한 전수조사 중간결과에 따르면, 2137개 위험물 시설 중 1396개(65.3%)가 '불량' 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석유화학단지의 사고 위험성이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산업단지의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산단공은 타 기관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상황이다.

산단공은 지난 12일 이철규 의원실에 "8월 레바논 폭발 사고 이후, 산단공에서는 관련 회의를 실시한 적이 없다"며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라 질산암모늄 등 화학물질은 환경부에서 안전관리를 수행하는 사항"이라고 답했다.

이철규 의원은 "산단공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규정된 재난관리책임기관이다. 그럼에도 타 기관에 책임을 떠넘기며 뒷짐만 지고 있다"며 "레바논 폭발사고가 언제든지 국내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산업단지 내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6월 22일 오후 전남 여수시 적량동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한 석유화학공장에 불이 나고 있다. (독자 제공 동영상 갈무리) 2020.6.22/뉴스1

한편 레바논 폭발사고는 지난 8월 4일 오후 6시8분쯤(현지시간·한국시간 5일 0시) 베이루트항 선착장에 있는 한 창고에서 일어났다. 두 차례 큰 폭발음과 함께 높이 치솟은 불길로 베이루트항 일대가 검은 연기로 휩싸였다.

폭발은 레바논 정부가 압류해 수년간 창고에 보관해놓은 질산암모늄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질산암모늄은 질산과 암모니아가 반응해 형성되는 화합물로, 주로 비료와 폭발물 두 용도로 쓰인다.

레바논에서는 폭발 이전 수년 동안 항구 인근의 폭발물 관리 실태에 대한 지적이 여러 차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6개월 전에도 현장조사 팀이 "창고의 폭발물이 제거되지 않으면 베이루트 전체가 폭파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지에서는 레바논 폭발사고가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질산암모늄은 폭탄으로 쓰이거나 폭발 사고 등을 야기하며 사람들 뇌리에 기억되어 왔다. 1947년 텍사스주 텍사스시티 항구에서는 질산암모늄을 실은 선박에 불이 붙어 폭발하면서 연쇄 폭발과 화염이 일어나 581명이 숨졌다.

이 화학물질은 또한 1995년 오클라호마시 연방청사 건물 폭파 사건에서 사용된 폭탄의 주원료였다. 이 사건으로 168명이 목숨을 잃었다.

북한 용천역 폭발사고의 원인도 질산암모늄이었다. 2004년 4월 북한 용천역에서 질산암모늄을 실은 화물열차에 불꽃이 옮겨 붙으며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사망자는 최소 150여명, 부상자는 1300여명으로 추산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