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김재수 경북대 초빙교수(前 농림부 장관) '북한의 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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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재수 경북대 초빙교수(前 농림부 장관) '북한의 농업…'
  • 북한선교신문
  • 승인 2019.12.02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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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경북대 초빙 교수(前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재수 경북대 초빙 교수(前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북한이 경제‧사회적으로 많이 어렵다는 것은 잘 알려진 내용이다. 특히, 1990년대는 자연재해와 국제적 고립으로 매우 어려웠다. ‘고난의 행군’ 으로 알려진 당시에 수십만명이 굶어 죽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 북한이 막대한 재원으로 핵과 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대북제재가 강화되어 북한 식량상황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2012년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이후 경제발전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농업개혁 정책을 추진하였다. 협동농장내 작업단위를 소규모로 바꾸거나 가족단위로 개편하고 협동농장에서 생산된 농산물 중 개인이 처분할 수 있는 비중을 늘리는등 여러 방안을 추진하였다. 북한의 식량 부족문제가 일부 개선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만성적인 식량부족 사태는 지속된다.

유엔 세계식량농업기구(FAO)와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공동으로 발표한 ‘긴급 북한 식량안보 상황 평가보고서(’19.5.3)‘에 따르면 북한의 식량 상황은 심각하다. 곡물 생산량이 가뭄·홍수 등 이상 기후와 비료·농약 등의 농자재 부족으로 크게 감소했다. 2018/2019년 양곡년도 기준(’2018.11~2019.10)으로 417만톤(정곡기준)의 곡물을 생산했으나 수요에 비해 약 136만톤이 부족하다. 북한 전체 인구의 40%인 약 1,010만명의 식량 부족상태가 우려되므로 긴급 식량지원이 필요하다. 동 보고서에 따른 북한의 농업생산 실태도 심각하다. 농산물 생산에 필요한 물공급, 농약, 종자, 비료, 비닐 등 온실용 자제, 가축질병 발견 및 방역 역량, 가축사육에 필요한 동물약품 등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 수확에 필요한 농기계나 건조 및 저장시설, 가공시설이 부족하며 이는 중장기적 지원 과제로 분류하고 있다.
 
최근 북한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여 주요 단백질 공급원인 돼지고기 공급이 매우 어렵게 되었다. 북한은 2019년 5월 30일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자강도 우시군 소재 북상협동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하였다고 공식 신고하였다. 국가정보원(국정원)에서는 금년 9월 24일 “북한 전역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돼 평안북도의 경우 돼지가 전멸한 상태이고, 고기가 있는 집이 없다는 불평이 나올 정도다”라고 분석한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으로 북한의 식량사정이 더욱 심각해졌음이 분명하다.

그동안 우리 정부와 민간단체는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다양한 개발협력사업을 진행하였다. 1995년부터 2010년까지 식량 286만톤과 비료 252만톤을 지원하였다. 2007년에는 북한에 구제역이 발생하여 소독약 등 구호약품과 진단키트를 지원하였다. 2005년과 2007년에는 인도적 지원을 넘어 북한 농업의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 협동농장단위 협력, 유전자원저장고 건립, 동식물검역체계 확립 등을 합의하였다. 지자체 및 민간단체에서도 인도적 지원과 병행하여 농업 생산성 향상을 위한 협력을 진행하였다. 제주도는 1998년부터 감귤보내기 사업을 추진하였고, 민간단체인 통일농수산사업단에서는 2005년부터 2008년까지 금강산 삼일포협동농장과 개성 송도리 협동농장에서 공동영농사업을 진행하여 농산물 생산량이 30~40%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2008년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기 합의한 농업분야 협력과제들이 제대로 실행되지 못했다. 특히 북한이 2016년과 2017년에 집중적으로 장거리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핵실험을 진행하자 UN안보리 등 국제사회로부터 강력한 제재 조치를 받고 있다. UN안보리는 운송수단, 유류·에너지자원류, 철강 및 금속류 등에 해당하는 품목에 대해 북한과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또 미국은 북한과 직접 또는 간접 거래하는 제3국을 연쇄적으로 제재(세컨더리 보이콧)하는 포괄적인 제재를 시행하고 있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등 무기개발과 이로 인한 국제사회 및 미국의 대북제재로 인해 남북협력사업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여러 차례 개최되어 대북제재를 완화하고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과 핵개발을 포기하도록 하였으나, 크게 진척이 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북한이 남한과의 대화나 협력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한 남북관계가 실질적으로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대북제재의 큰 울타리 속에서 남북농업협력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 북한 주민들의 굶주림, 특히 어린이나 임산부 등 취약계층의 식량 문제를 개선하고 중장기적으로 남북공동발전이 중요하다. UN안보리 결의 2397호(2017.12.22.)는 “북한 취약계층의 심각한 고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대북제재가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의도하지 않음”을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기본적인 식량난 해소를 위한 인도적 지원, 남북 농업 기술협력(인적교류 포함) 및 비료·농약·각종 약품 등 농자재 협력 등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식량지원,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협력은 가능할 것이다. 남북 농업과학자간 협력, 식량작물 생산성 향상 공동연구, 동식물 검역·방역협력, 비료·농약 등 농자재 협력, 남한 내 공급 과잉 농산물의 남북 상생협력 사업을 검토할수 있을 것이다. 대북제재 완화나 해제 단계에서는 좀더 진전 된 사업을 추진할수 있을 것이다. 2018년 9월 남북 정상이 추진하기로 합의한 「서해경재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 배후 지역에 농업단지를 조성하여 남북간 경제협력사업으로 발전시켜 나갈 필요도 있다.

남북 농업협력은 남북 정부 당국간 협력도 중요하지만, 민간단체나 국제기구를 활용한 협력도 필요하다. 남북간 평화통일과 번영은 우리 민족이 해결해야 할 역사적 과제이다. 동북아 질서와 평화유지, 그리고 세계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원칙과 정도를 지키면서 꾸준히 단계적으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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